자유게시판 대표사 “공동수급체 구성 어렵다 어려워”

임유리
2013.10.30 15:18

 

 

대표사 “공동수급체 구성 어렵다 어려워”

중소업체, 적자 비용분담 우려에 ‘최저가’ 기피 확산

‘지역의무’ 확대 땐 더 힘들어…적정공사비 확보 시급

 #1 중견업체 A사는 최근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마감한 밀양~울산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총 9개 공구 가운데 8개 공구밖에 참여하지 못했다. 실적을 보완하기 위해선 지역업체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야 했는데 마땅한 지역업체를 찾기 힘든 까닭이다. A사 관계자는 “실적 좋고 견실한 업체를 구하기란 이젠 하늘에서 별따기 정도로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2 안양 소재 2군업체인 B사는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한 아파트 건설공사에 평소 관계가 좋은 1군업체인 C사로부터 공동으로 입찰 참여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B사는 자체 견적을 뽑은 결과 해당 공사의 실행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는 C사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공사입찰에서 공동수급체 구성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턴키(설계ㆍ시공일괄입찰) 등 일부 기술형 입찰에서 종종 나타나는 중소업체의 컨소시엄 기피현상이 최저가제 공사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PQ 마감한 밀양~울산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의 경우 대표사 기준으로 9개 공구(2~9공구)의 참여사는 최소 21개사에서 최대 38개사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났다. 각 공구마다 요구하는 실적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일부 공구는 A사와 비슷하게 공동도급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불참한 사례가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PQ를 통과하기 위해선 지역업체의 비중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실행이 좋지 않아 꺼리는 곳이 많았다”면서, “현장설명회 이후 입찰을 포기하는 업체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중소업체들이 기술형 입찰을 넘어 최저가까지 컨소시엄 참여를 꺼리는 배경은 적자실행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과거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적자가 나더라도 대표사가 책임을 지거나 다른 공사를 통해 적자를 보전해왔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공사가 남는 게 거의 없는 데다 적자실행이 날 경우 대표사가 철저하게 비용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B사 관계자는 “적자 폭이 적어 공사관리를 통해 메울 수 있는 공사는 그나마 공동 참여를 고려하지만, 적자 폭이 너무 큰 공사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물량이 없어도 그런 공사는 참여하지 말라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피현상은 지역의무공동도급 적용 공사에 더욱 두드러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의무 공사가 나오면 해당 지역의 우량업체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우량업체를 잡지 못해 입찰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신뢰관계도 깨지고 있다. 마지못해 응하면서 손실에 대한 책임은 대표사가 져야 한다는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자는 중소업체가 있는가 하면, 손실 발생 시 책임을 지겠으니 기성 집행 등 공사관리를 같이 진행하자고 나오는 중소업체도 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대표사들의 간택받기를 원했던 과거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다. 심정적으로는 중소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주고 싶지만 우리도 적자인 마당에 어떻게 보전할 수 있겠나”라면서, “내달 모든 지자체공사에 지역의무공동도급이 적용되면 견실한 지역업체 잡기는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사들은 한발 비켜 있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공동도급 기피현상은 이미 턴키 입찰에서 시작됐다”고 말한 뒤, “내년에 활성화되는 기술제안 공사에 설계비 보상이 없으면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적정 공사비 확보의 문제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는 중소업체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지역의무공동도급과 기술제안 입찰을 장려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손실의 부메랑을 맞을 위험성이 있다”면서, “건강한 건설산업 풍토를 만들기 위해선 적정한 공사비가 우선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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